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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당수에 빠진 저승사자

    태그 (12)

    #조선설화, #저승사자, #인당수, #심청전, #저승이야기, #민간전설, #해학적설화, #수신설화, #용궁이야기, #운명이야기, #전통판타지, #감동오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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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청이 인당수에 몸을 던진 그날, 실수로 함께 물에 빠진 저승사자의 좌충우돌 이야기. 그는 본래 심청의 영혼을 데리러 왔으나, 뜻밖의 사건으로 용궁에 갇히게 된다. 저승의 법과 인간 세계의 정(情) 사이에서 갈등하는 저승사자가 심청과 심봉사, 그리고 용궁 사람들과 엮이며 겪는 예상치 못한 모험. 판타지와 해학, 감동이 어우러진 새로운 관점의 심청전.

    후킹멘트

    "죽음을 관리하던 저승사자가 물에 빠졌다? 심청이를 데리러 왔다가 오히려 용궁에 붙잡혀 버린 저승사자의 황당한 실수! '이러다 나까지 해고되는 거 아닌가...' 염라대왕의 노여움과 인간의 효심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그의 운명은? 익숙한 심청전을 저승사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판타지 오디오 드라마. 당신이 알던 효녀 심청 이야기는 잊어라. 진짜 인당수의 비밀이 밝혀진다!"

    1: 망신의 시작 - 심청의 영혼을 데리러 인당수에 온 저승사자 강림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 직면하고, 심청과 함께 물에 빠지는 황당한 사건

    인당수 근처, 바다를 내려다보는 언덕. 검은 도포를 입은 강림이 서 있다. 그의 손에는 명부가 들려 있고, 지팡이는 허리춤에 꽂혀 있다. 강림은 하늘을 한번 보고 명부를 펼친다.

    "심청, 열여섯 살. 인당수 투신. 오늘 정오."

    명부를 다시 접으며 인당수를 바라본다. 바다는 평온하지만, 하늘에는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인당수 처녀 희생... 이런 낡은 풍습이 아직도 있다니. 내가 벌써 몇 번째 이런 영혼을 데려가는 건지."

    강림은 지팡이를 꺼내 땅을 두드린다. 지팡이에서 푸른 빛이 일렁인다.

    "하긴, 효심이 지극하다는 건 알겠다만... 그래도 자기 목숨을 버리는 건..."

    갑자기 멀리서 사람들의 소리가 들린다. 강림은 급히 모습을 감추고 상황을 지켜본다.

    장삼이사들이 북을 치며 인당수에 도착한다. 그들 사이로 심청이 흰 소복을 입고 나타난다. 그녀의 얼굴은 평온하지만, 눈가에 맺힌 눈물이 그녀의 진짜 마음을 말해준다.

    "아버지, 저 심청이 이제 마지막 효도를 올립니다. 제 몸이 인당수에 빠진 후, 아버지의 눈이 밝아지길 간절히 빕니다."

    심청의 기도에 강림도 모르게 숙연해진다.

    "이런, 모든 저승사자가 그러듯 나도 감정에 무뎌졌나 보군. 이런 효심은 오랜만에 보는구나."

    심청이 배에 오르고, 제관이 의식을 진행한다. 강림은 조용히 배에 올라 아무도 보지 못하는 그림자처럼 서 있다. 그때, 작은 파도가 배를 흔들고, 심청이 비틀거리며 철썩이는 소리와 함께 바다에 뛰어든다.

    강림이 몸을 날려 심청의 영혼을 잡으려 한다. 그러나 갑자기 물속에서 무언가가 그를 덮친다.

    "뭐, 뭐야 이건...!"

    거대한 소용돌이가 생기며 심청과 강림을 함께 집어삼킨다. 강림은 당황해 허우적거리지만, 물살은 강하다.

    "이런 망신이... 저승사자가 물에 빠지다니! 내가 심청의 영혼을 데리러 왔는데, 이게 무슨..."

    물속으로 깊이 빨려 들어가는 강림. 그의 눈에 희미하게 보이는 것은 심청의 평온한 얼굴과... 거대한 용의 형체.

    "잠깐, 저건 설마..."

    용의 비늘이 번쩍이고, 강림의 시야가 흐려진다. 저승의 법칙으로는 물에 젖을 리 없는 그의 도포가 무겁게 물을 먹는다.

    "염라대왕님이 이 소식을 들으시면... 내가 좌천되는 건 시간문제로군."

    의식이 희미해지는 강림의 귓가에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용왕의 웃음인지, 염라대왕의 조롱인지 알 수 없었다.

    강림의 마지막 생각은 단 하나.
    "내가 이런 실수를 하다니... 이 망신을 어떻게 씻지?"

    2: 용궁의 포로 - 인당수 밑 용궁에 갇힌 강림이 용왕을 만나고, 심청의 효심에 감동한 용궁 사람들과 갈등하며 저승으로 돌아갈 방법을 찾는 과정

    강림은 비단 이불 위에서 눈을 떴다. 천장은 진주와 산호로 장식되어 있고, 방 안은 푸른빛이 감돌았다. 그는 벌떡 일어나 주변을 살폈다.

    "여긴... 어디지?"

    벽면에는 물고기 비늘 무늬가 새겨져 있고, 창문 너머로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거대한 물고기들과 바다 생물들이 유영하고 있었다.

    "이런, 정말 용궁에 온 건가? 저승사자인 내가 이런 꼴이라니..."

    방문이 열리고 쪽진 머리에 비단 옷을 입은 여인이 들어왔다. 그녀는 강림을 보고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어머, 깨어나셨군요. 용왕님께 즉시 알려야겠습니다."

    "잠깐만! 나를 이곳에 데려온 이유가 뭐요? 나는 저승사자 강림이오. 즉시 나가야 하오."

    여인은 미소를 지었다.

    "저승사자님께서 물에 빠지실 줄은 몰랐습니다. 용왕님께서 많이 놀라셨어요."

    "물에 빠진 게 아니라... 아, 그건 그렇고. 심청은 어디 있소?"

    여인이 고개를 갸웃했다.

    "심청 아가씨요? 지금 용왕님과 함께 계십니다. 따라오시겠어요?"

    강림은 마른 도포를 걸치고 여인을 따라 나섰다. 용궁의 복도는 화려했고, 궁녀들과 물고기 하인들이 분주히 오갔다.

    "저승사자가 오셨다!"
    "저기 저 분이래."
    "물에 빠져 온 저승사자라니, 웃기지 마."

    수군거림이 곳곳에서 들렸다. 강림은 불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마침내 그들은 크고 웅장한 전각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황금빛 왕좌에 앉은 용왕과 그 옆에 서 있는 심청이 보였다. 심청은 더 이상 소복이 아닌, 아름다운 비단 옷을 입고 있었다.

    "아, 드디어 깨어났군. 저승사자 강림."

    용왕의 목소리는 깊고 울렸다.

    "용왕님, 저를 이곳에 붙들어 둘 이유가 없소이다. 저는 심청의 영혼을 데리러 왔을 뿐입니다."

    용왕이 웃었다.

    "하하! 그렇지만 자네도 물에 빠져 정신을 잃었잖나. 저승사자가 물에 빠진다니, 참 희한한 일이야."

    심청이 불안한 표정으로 강림을 바라보았다.

    "저... 혹시 저를 데리러 오신 건가요? 제가 죽어야 하나요?"

    강림은 망설였다. 그녀의 순수한 눈빛에 무언가 마음이 흔들렸다.

    "원래는 그랬소만... 상황이 좀 복잡해졌소."

    용왕이 손뼉을 쳤다.

    "심청은 내가 지켜보던 아이라네. 그녀의 효심에 감동하여 특별히 살려주기로 했다네. 인당수의 제물로 바쳐진 처녀들은 모두 용궁에서 새 삶을 살고 있지."

    강림의 표정이 굳어졌다.

    "하지만 그것은 저승의 법을 어기는 일입니다. 명부에 죽음이 기록된 자는 반드시 저승으로 가야 합니다."

    용왕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자네의 명부와 저승 법이 이곳 용궁의 법보다 우선하진 않네. 더구나..."

    용왕은 커다란 진주 구슬을 들어 보였다.

    "이것이 보이나? 자네의 지팡이와 명부가 여기 있네. 물에 빠진 자네를 구했으니, 이제 자네도 내 손님이라네. 아니, 포로라고 해야 할까?"

    강림은 분노와 당혹감을 누르며 고개를 숙였다.

    "용왕님, 제가 돌아가지 못하면 염라대왕님께서 진노하실 겁니다."

    "그렇다면 협상을 해보자고. 자네가 내 제안을 들어준다면, 자네를 풀어주지."

    3: 심봉사의 한숨 - 저승과 용궁 사이를 오가게 된 강림이 심봉사를 몰래 관찰하며, 딸을 잃은 그의 슬픔에 점차 동요하기 시작하는 순간

    강림은 용왕과의 협상 끝에 잠시 지상으로 올라올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지팡이와 명부는 여전히 용궁에 남겨둔 채였다. 그의 옆에는 투명한 물방울 형태의 부적이 떠 있었다.

    "세 시진 안에 돌아오지 않으면 이 부적이 터지고, 자네는 영원히 물에 갇히게 될 것이네."

    용왕의 경고가 귓가에 맴돌았다. 강림은 심청의 고향 마을로 향했다.

    초라한 초가집 앞에 도착한 강림. 그 안에서는 심봉사의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청아... 내 딸 청아... 네가 왜 그런 일을 했니..."

    강림은 집 안을 들여다보았다. 심봉사는 딸의 옷가지를 만지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수척했고, 눈은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는데... 이 눈 뜨는 것보다 네가 더 소중했는데..."

    심봉사의 슬픔에 강림도 마음이 무거워졌다.

    "참 이상한 일이군. 내가 이런 인간의 감정에 동요하다니..."

    그때 옆집 아주머니가 밥상을 들고 들어왔다.

    "심 생원, 밥 좀 먹어요. 이렇게 굶으면 몸이 견디질 못해요."

    "고맙소만... 먹고 싶은 생각이 없소. 내 청이를 생각하면..."

    "딸을 위해서라도 힘을 내야죠. 청이가 돌아온다면 이런 모습 보면 얼마나 슬퍼하겠어요."

    심봉사는 한숨을 내쉬었다.

    "돌아온다니... 인당수에 빠진 아이가 어찌 돌아오겠소. 내가 잘못했소. 눈 뜨겠다는 욕심에 내 딸을 바다에 던졌으니..."

    강림은 그들의 대화를 듣고 생각에 잠겼다.

    "인간의 효도와 부모 사랑이란... 참으로 묘한 것이구나. 심청은 아버지를 위해 목숨을 버렸고, 심봉사는 딸을 잃고 눈 뜨는 것보다 딸이 더 소중하다고 깨닫는구나."

    심봉사는 떨리는 손으로 딸의 옷을 가슴에 안았다.

    "내 딸 목소리만 한 번 더 들을 수 있다면... 이 눈은 영원히 멀어도 좋을 텐데..."

    강림은 용궁에서 본 심청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녀는 안전했지만, 그 사실을 아버지에게 알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

    "용왕과 염라대왕 사이에 낀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인가."

    그러나 심봉사의 슬픔은 강림의 마음을 흔들었다. 오랫동안 인간의 죽음만을 다루며 감정이 무뎌진 그였지만, 이토록 순수한 부정(父情)은 처음 보는 것 같았다.

    "심청의 효심과 심봉사의 후회... 그리고 용왕의 계획까지. 이 모든 것이 어떻게 얽히게 될 것인가..."

    갑자기 부적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강림은 마지막으로 심봉사를 바라보았다.

    "언젠가 기쁜 소식을 전해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하지만 그것이 저승의 법을 어기는 일이라면..."

    강림은 한숨을 내쉬고 몸을 돌렸다. 인당수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었다. 그러나 그의 마음속에는 이전에 없던 갈등이 싹트고 있었다.

    4: 염라의 노여움 - 임무를 실패한 강림에게 찾아온 염라대왕의 전령과 위기, 마지막 기회를 얻기 위한 필사적인 변명과 협상

    용궁 내 강림에게 주어진 방. 푸른 빛이 일렁이는 창문 앞에 서 있는 강림은 심봉사의 모습을 떠올리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갑자기 방 안에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까마귀 형상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저승사자 강림. 염라대왕의 전령이 왔노라."

    강림은 급히 고개를 숙였다.

    "까마귀 전령. 염라대왕께서 나의 실패를 아셨구나."

    까마귀의 눈이 붉게 빛났다.

    "너의 실수로 명부의 질서가 어지러워졌다. 심청은 이미 죽음이 예정된 영혼이었으나, 너는 그녀를 데려오지 못했다."

    "용왕의 간섭이 있었습니다. 제가 심청의 영혼을 데리러 갔으나..."

    까마귀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끊었다.

    "변명이 아니라 해결책이 필요하다! 너의 지팡이와 명부가 용왕에게 있다니. 이런 망신이 어디 있느냐."

    강림의 얼굴이 굳어졌다.

    "대왕님께 제 사정을 설명해주십시오. 저는 곧 방법을 찾아..."

    "염라대왕께서 분노하고 계시다. 저승법을 어긴 용왕에게 천벌을 내리려 하신다."

    강림은 놀라 고개를 들었다.

    "천벌이라니요? 그러면 두 세계 간의 균형이..."

    "그렇다. 이승과 저승, 그리고 용궁 사이의 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

    강림의 마음이 무거워졌다. 단순한 실수가 이런 대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니.

    "제게 마지막 기회를 주십시오. 제가 심청의 영혼을 데려오겠습니다."

    까마귀의 눈에 의심의 빛이 스쳤다.

    "네가 어찌 용왕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는 말이냐?"

    "방법을 찾겠습니다. 다만 시간이 필요합니다."

    까마귀가 잠시 침묵했다.

    "대왕께서 너에게 사흘을 주셨다. 그 안에 심청의 영혼을 데려오지 못하면, 너는 저승사자 직위를 박탈당하고 영원히 망자의 몸으로 떠돌게 될 것이다."

    강림은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합니다. 꼭 해내겠습니다."

    까마귀가 연기처럼 사라지자, 강림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방문이 열리고 심청이 조심스럽게 들어왔다.

    "저승사자님, 무슨 일 있으세요? 얼굴이 창백하신데..."

    강림은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심청 아가씨... 들었소?"

    "아니요, 방금 왔어요. 용왕님께서 저를 잘 대해주시는데, 저는 아버지가 걱정되어서..."

    심청의 눈에 걱정과 그리움이 가득했다. 강림은 심봉사의 모습을 떠올리며 망설였다.

    "아버님은... 많이 슬퍼하고 계시오."

    심청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그렇겠죠... 제가 이렇게 살아있다는 걸 아버지께 알려드리고 싶은데..."

    강림의 마음속에 갈등이 일었다. 한편으로는 심청을 저승으로 데려가야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녀와 아버지의 슬픔에 공감하고 있었다.

    "심청 아가씨, 당신은 원래... 인당수에 빠져 죽기로 되어 있었소. 명부에 그렇게 기록되어 있소."

    심청은 놀라 강림을 바라보았다.

    "그럼... 저는 언젠가는 죽어야 하나요?"

    강림의 표정이 복잡해졌다.

    "저승의 법과 용왕의 뜻이 충돌하고 있소. 그리고 그 사이에 당신과 당신 아버지의 운명이 걸려 있소."

    5: 용궁의 비밀 - 용궁에서 심청과 가까워지며 알게 되는 그녀의 운명과 용왕의 진짜 계획, 그리고 저승의 법과 충돌하는 갈등

    심청과의 대화 이후, 강림은 용궁을 살펴보기로 했다. 저승사자의 직위는 잃었지만, 그의 영적 감각은 여전했다. 푸른 산호로 장식된 복도를 지나자 희미한 빛이 그의 시선을 끌었다.

    "저기... 영혼의 빛?"

    강림은 조심스럽게 빛을 따라갔다. 복도 끝에는 거대한 문이 있었고, 그 너머에서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문틈 사이로 들여다보니,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커다란 수정 구슬들이 방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고, 각각의 구슬 안에는 영혼들이 담겨 있었다. 대부분은 여자들이었다.

    "이건... 인당수의 제물들인가?"

    그때 방 안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용왕과 그의 측근 용신이 대화하고 있었다.

    "심청의 효심은 정말 특별하오. 이런 순수한 영혼은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존재지요."

    용왕이 대답했다.

    "그렇기에 내가 그녀를 특별히 아끼는 것이다. 그녀의 영혼은 다른 어떤 영혼보다 순수하고 강하다."

    "용궁의 지기(地氣)가 날로 약해지는데, 그녀의 효심이 담긴 영혼이 있다면 천 년은 더 견딜 수 있을 것입니다."

    강림은 깜짝 놀랐다. 용왕이 심청을 구한 것은 단순한 호의가 아니었다!

    "용궁의 힘이 약해지고 있다고? 그래서 인간의 영혼을 모으는 건가..."

    용왕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저승사자 강림의 존재는 우리에게 문제가 될 수 있다. 그가 심청의 진정한 가치를 알게 되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일단은 그를 여기 붙잡아 두자. 저승의 법칙보다 우리 용궁의 존속이 더 중요하다."

    강림은 뒤로 물러났다. 그의 마음은 복잡했다.

    "심청의 영혼을 이용하려 한다니... 하지만 그렇다고 그녀를 저승으로 데려간다면, 심봉사는 더욱 슬퍼할 것이고..."

    분주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강림은 재빨리 그림자 속으로 몸을 숨겼다. 두 용궁 신하가 급히 지나갔다.

    "들었어? 저승사자를 찾고 있대. 그가 중요한 것을 발견했을지도 모른다고."

    "빨리 찾아야 해. 용왕님께서 노하셨어."

    그들이 지나간 후, 강림은 심청을 찾아 나섰다. 그녀에게 진실을 알려야 했다.

    정원에서 심청을 발견했다. 그녀는 연꽃 위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심청 아가씨."

    심청은 놀라 돌아보았다.

    "저승사자님, 어디 계셨어요? 모두가 찾고 있어요."

    "중요한 이야기가 있소. 용왕이 당신을 구한 진짜 이유를 알게 되었소."

    심청의 눈이 커졌다.

    "무슨 말씀이세요?"

    "용왕은 당신의 순수한 영혼을 용궁의 힘으로 사용하려 하오. 이곳에 많은 영혼들이 갇혀 있소."

    심청은 놀라움과 두려움이 섞인 표정을 지었다.

    "그럼... 저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아버지는요?"

    강림은 잠시 생각했다.

    "나는 원래 당신을 저승으로 데려가야 했소. 하지만... 이제는 무엇이 옳은지 혼란스럽소."

    6: 마음의 선택 - 심청을 데려가야 하는 저승의 임무와 그녀를 살려야 한다는 인간적 감정 사이에서 고민하는 강림의 내적 갈등과 결단

    용궁의 작은 정자. 강림과 심청이 마주 앉아 있다. 주변을 맴도는 물고기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그들을 바라본다.

    "그럼... 저는 원래 죽었어야 했다는 말씀이신가요?"

    심청의 목소리가 떨렸다. 강림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명부에는 그렇게 기록되어 있었소. 하지만 이제는..."

    "제가 아버지를 다시 만날 수 없다면, 차라리 죽는 게 나았을지도 모르겠어요."

    심청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강림은 그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심청 아가씨, 당신의 효심은 정말 특별하오. 내가 수천 년 동안 본 영혼 중에서도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운 영혼이오."

    "저는 그저... 아버지가 눈을 뜨길 바랐을 뿐인데..."

    강림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의 눈앞에는 두 개의 길이 있었다. 심청을 저승으로 데려가 염라대왕의 명령을 따르거나, 그녀를 돕고 자신의 직위를 잃는 것.

    "심청 아가씨, 내가 당신을 도와주고 싶소. 하지만 그렇게 되면 저승의 법을 어기게 되고, 나는 저승사자 직위를 잃게 될 것이오."

    심청이 놀라 고개를 들었다.

    "저를 위해 그런 희생을 하실 필요 없어요! 저는..."

    "당신뿐만이 아니오. 심봉사의 슬픔, 그리고 용왕의 계획까지... 이 모든 것이 내 마음을 흔들고 있소."

    강림은 자리에서 일어나 정자 난간으로 다가갔다. 멀리 수정 궁전이 빛나고 있었다.

    "저승사자가 된 이후, 나는 그저 명부대로 영혼을 데려가기만 했소.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않고, 그저 규칙을 따랐을 뿐이오."

    "하지만 이제는..."

    "이제는 다르오. 당신의 효심과 아버지의 사랑을 보며, 내 마음에도 변화가 생겼소."

    심청은 조용히 강림의 곁으로 다가왔다.

    "저승사자님... 정말 감사해요. 하지만 제가 저승에 가야 한다면, 그것이 제 운명이라면..."

    강림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오. 운명이란 정해진 것이 아니라 선택하는 것일지도 모르오. 나는... 당신을 돕기로 했소."

    그때, 물 속에서 급격한 소용돌이가 일어났다. 용왕의 목소리가 천둥처럼 울려 퍼졌다.

    "배신자! 네가 감히 내 계획을 방해하려 하는가!"

    강림은 심청을 보호하듯 앞에 섰다.

    "용왕님, 저는 모든 것을 알았소. 당신이 인당수 영혼들을 모으는 진짜 이유를."

    "그렇다면 더욱 용서할 수 없다! 너는 여기서 영원히 나가지 못할 것이다!"

    물기둥이 솟아오르며 정자를 휩쓸었다. 강림은 재빨리 심청의 손을 잡고 물러섰다.

    "심청 아가씨, 내게 믿음을 주시오. 내가 방법을 찾아볼 테니."

    심청은 두려움에 떨면서도 용기 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저승사자님. 저는 당신을 믿어요."

    강림의 마음속에 결단이 섰다. 비록 저승사자의 신분을 잃을지라도, 그는 이제 자신의 마음이 이끄는 대로 행동할 것이다.

    7: 두 세계의 화해 - 강림의 중재로 용왕과 염라대왕 사이에 맺어지는 특별한 계약, 그리고 심청과 심봉사의 재회를 돕는 과정에서 찾는 구원

    용궁의 대전. 용왕은 옥좌에 앉아 있고, 그 앞에 강림과 심청이 서 있다. 주변에는 용궁의 신하들이 긴장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대전 한가운데 거대한 물 기둥이 솟아 있고, 그 안에 염라대왕의 모습이 비치고 있다.

    "용왕, 네가 감히 저승의 법을 어기고 영혼을 붙잡아두다니!"

    염라대왕의 목소리가 대전을 울렸다. 용왕은 평온한 표정을 유지했다.

    "염라대왕, 이건 우리 용궁의 생존 문제요. 인간들이 바다를 오염시키면서 우리의 힘은 약해지고 있소. 순수한 영혼의 힘이 필요했을 뿐이오."

    강림이 앞으로 나섰다.

    "두 분, 제가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모든 이들의 시선이 강림에게 쏠렸다. 그는 심청을 바라본 후 고개를 들었다.

    "심청 아가씨는 특별한 존재입니다. 그녀의 효심은 진실로 순수하며, 그 힘은 용궁을 지탱할 만큼 강합니다. 하지만 그녀의 아버지 심봉사 또한 딸을 잃은 슬픔에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염라대왕이 냉소했다.

    "그게 어쨌다는 것이냐? 명부에 기록된 운명은 바꿀 수 없다!"

    강림은 단호하게 말했다.

    "제가 한 가지 제안을 드리겠습니다. 심청은 살아서 아버지에게 돌아가게 해주십시오. 대신 제가 저의 영혼 일부를 바치겠습니다."

    모두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심청이 강림의 팔을 붙잡았다.

    "안 돼요! 그렇게 하시면 어떻게 되는 거죠?"

    강림은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저는 더 이상 저승사자가 아닌, 반쯤은 인간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그는 다시 두 왕을 향해 말했다.

    "또한, 용왕님. 인당수에 모든 영혼을 풀어주시고, 앞으로는 인간의 희생 대신 저승과의 협약을 맺으십시오. 명부에 기록된 수명을 다한 영혼 중, 바다를 사랑했던 이들이 자원하여 용궁을 지키게 하는 것입니다."

    염라대왕과 용왕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잠시 침묵이 흐른 후, 염라대왕이 말했다.

    "네 제안이 흥미롭구나. 그대는 저승사자로서 자격을 잃을 테지만, 그 대신 인간과 신의 세계를 연결하는 중재자가 될 수 있겠다."

    용왕도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소. 우리는 협약을 맺을 것이오. 심청은 이승으로 돌아가고, 용궁은 저승과 새로운 관계를 맺겠소."

    심청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정말인가요? 제가 아버지를 다시 만날 수 있나요?"

    강림은 미소를 지었다.

    "그럼요. 이제 당신은 돌아갈 수 있소. 아버지의 눈도 뜨게 될 것이오. 당신의 효심과 순수함이 기적을 만들어낸 것이니까."

    며칠 후, 해변가. 심봉사는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갑자기 파도가 높이 솟아오르더니, 그 속에서 심청이 나타났다.

    "아버지!"

    믿을 수 없는 소리에 심봉사의 눈이 번쩍 떠졌다. 세상의 빛과 딸의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청아! 내 딸 청아!"

    두 사람은 눈물로 재회를 기뻐했다. 멀리서 이 모습을 지켜보는 강림. 그의 옆에는 용왕의 사자가 서 있었다.

    "당신의 희생으로 두 세계가 화합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어떻게 하실 겁니까?"

    강림은 평온한 미소를 지었다.

    "나는 이제 두 세계를 오가며 균형을 지키는 역할을 할 것이오. 죽음과 삶, 어느 한쪽에만 속하지 않고..."

    그의 시선은 기쁨에 넘치는 심청과 심봉사에게 머물렀다.

    "때로는 규칙보다 마음이 더 중요할 때가 있다는 것을, 이제야 배웠소."

    유튜브 엔딩멘트

    "인당수에 빠진 저승사자의 운명, 과연 어떻게 될까요? 저승에서도 예측할 수 없는 사건이 펼쳐지는군요. 죽음의 사자를 집어삼킨 인당수, 그리고 그를 기다리는 또 다른 운명…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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