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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승사자와 목숨을 건 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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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시대전설, #저승사자, #운명내기, #한국민담, #조선야담, #오디오드라마, #저승길, #죽음이야기, #한국전통, #운명바꾸기, #미스터리, #조선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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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 영조 시대, 천재적인 두뇌를 가졌으나 가난한 선비 집안의 청년 이수혁. 홀어머니를 모시던 그는 어머니의 병세가 위독해지자 한양으로 명의를 찾아 떠납니다. 폭풍우 치는 밤, 산속 주막에서 검은 갓을 쓴 신비한 나그네를 만나게 되고, 죽음을 앞둔 자만이 볼 수 있다는 저승사자와 마주하게 됩니다. 그리고 시작된 목숨을 건 놀라운 내기의 이야기.

    후킹멘트

    "내 어머니는 반드시 살릴 것이다." 청년의 간절한 맹세 앞에 저승사자는 기이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럼 내기를 하자. 내가 세 가지 수수께끼를 내리니, 모두 맞추면 어머니의 수명을 10년 연장해주마. 하나라도 틀리면... 너의 목숨을 가져가겠다." 청년은 주저 없이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몰랐습니다. 저승사자의 진짜 의도와, 이 청년에게 숨겨진 놀라운 비밀을... 이제 운명의 수레바퀴가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1: 어머니의 병과 청년 이수혁의 결심

    조선 영조 38년, 강원도 산골 마을. 가을비가 초가지붕을 잔잔히 두드리던 밤, 한 초가집에서 괴로운 기침 소리가 새어 나왔다.

    "어머니, 약을 드셔야 합니다."

    스물여섯 청년 이수혁은 어머니의 등을 조심스레 받쳐 올리며 약을 권했다. 창백한 안색의 어머니는 간신히 약을 넘기고는 또다시 기침을 토해냈다.

    "괜찮아... 수혁아, 이제 좀 나아질 거야..."

    하지만 어머니의 목소리는 점점 더 약해지고 있었다. 수혁은 어머니의 이마에 손을 대 보았다. 뜨거웠다. 두 달 전부터 시작된 기침이 점점 심해졌고, 이제는 열까지 오르기 시작했다.

    "내일 의원을 다시 모셔오겠습니다. 오늘은 푹 쉬세요."

    수혁은 어머니의 이불을 정돈해 드리고 방 밖으로 나왔다. 툇마루에 앉아 그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마을의 의원 침 할아버지는 이미 세 번이나 다녀갔지만, 어머니의 병세는 나아지지 않았다.

    "이보게, 수혁이."

    담장 너머에서 이웃집 송 할아버지가 손을 흔들었다. 수혁은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드렸다.

    "안녕하십니까, 송 할아버지."

    "어머니 병세는 어떤가?"

    수혁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좋지 않습니다. 약을 드셔도 차도가 없으십니다."

    송 할아버지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내 생각에는 이제 한양의 명의를 찾아볼 때가 된 것 같네. 이 마을 의원의 실력으로는 역부족인가 보이."

    수혁의 눈이 빛났다. 한양의 명의라... 하지만 곧 그의 얼굴에 그늘이 졌다. 한양까지는 쉬지 않고 가도 5일이 걸리는 거리. 게다가 한양의 명의를 찾아 데려오려면 적지 않은 돈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지만 할아버지, 한양까지 가는 길도 멀고, 명의를 모셔오는 비용도..."

    송 할아버지는 주머니에서 작은 주머니를 꺼냈다. "이건 내가 모아둔 돈이네. 많지는 않지만, 어머니를 살리는 데 보태 쓰게."

    "이럴 수는 없습니다. 저희 집안의 일로 할아버지께서..."

    "내게 자식이 없는 걸 알지 않나. 자네 어머니는 내게도 딸과 같은 사람이네. 자네가 글공부할 때 얼마나 자랑스러워하셨는지... 어서 가져가게."

    눈물이 수혁의 눈가에 맺혔다. 그는 깊이 고개를 숙여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꼭 한양에서 명의를 모셔와 어머니를 치료해 드리겠습니다."

    다음 날 새벽, 수혁은 여행 준비를 마쳤다. 간단한 옷가지와 송 할아버지가 준 돈, 그리고 자신이 모아둔 얼마 안 되는 돈을 주머니에 넣었다. 어머니는 아직 잠들어 계셨다.

    "어머니, 저 다녀오겠습니다. 반드시 한양에서 명의를 모셔오겠습니다."

    잠든 어머니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수혁은 조용히 방을 나섰다. 마당에는 송 할아버지와 마을 사람 몇몇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약은 가는 길에 어머니께 드리게. 열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거야."

    마을 의원 침 할아버지가 약봉지를 건넸다.

    "한양에 도착하면 먼저 남대문 근처의 김 의원을 찾아보게. 내 옛 제자인데, 요즘 이름을 날리고 있다네."

    수혁은 고개를 깊이 숙여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모두 감사합니다. 반드시 어머니를 살려내겠습니다."

    수혁은 마을을 떠나 한양으로 향하는 길에 올랐다. 그의 마음은 무거웠지만, 결연했다. 어머니는 그에게 세상의 전부였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 후, 홀로 그를 키우시며 고생하신 어머니. 이제는 자신이 어머니를 지켜드릴 차례였다.

    눈앞에 험준한 태백산맥이 펼쳐졌다. 한양으로 가는 지름길이지만, 도적이 많아 위험하다는 산길. 수혁은 잠시 고민하다가 결심했다. 하루라도 빨리 한양에 도착하기 위해, 그는 위험한 산길을 택했다.

    "어머니, 조금만 더 견뎌주세요. 제가 꼭 돌아오겠습니다."

    수혁의 결연한 발걸음이 산길을 향했다. 하늘에는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었다. 폭풍우가 몰려오고 있었다.

    2: 폭풍우 치는 밤, 산속 주막에서의 운명적 만남

    해가 지기 시작할 무렵, 하늘에서는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수혁은 서둘러 발걸음을 재촉했다. 산길은 점점 더 험해졌고, 빗줄기는 더욱 거세졌다.

    "산신령님, 제발 무사히 길을 지나게 해주십시오..."

    수혁이 중얼거리는 순간, 번개가 하늘을 가르며 그의 앞길을 환하게 비추었다. 그 섬광 속에 그는 작은 주막 하나를 발견했다. 더 이상 걷기 힘든 상황이었고, 그는 주막으로 향했다.

    "손님 어서 오세요! 아이고, 이런 날씨에 산길을 어쩌다..."

    주막 주인 할머니가 수혁을 맞이했다. 수혁은 온몸이 흠뻑 젖은 채로 주막 안으로 들어섰다.

    "방이 있습니까? 날이 저물어 가는 길을 더 갈 수가 없습니다."

    "아이고, 방은 다 찼어요. 오늘따라 발이 묶인 나그네들이 많아서... 하지만 저쪽 구석에 자리는 있으니 잠시 비를 피하다 가세요."

    수혁은 고개를 끄덕이고 주막 안쪽 구석으로 향했다. 주막 안에는 여러 나그네들이 모여 있었다. 장사꾼으로 보이는 사람들, 관복을 입은 관리, 그리고 구석에 홀로 앉아 술잔을 기울이는 검은 갓을 쓴 나그네 한 사람.

    수혁은 빈자리를 찾아 앉았다. 주인 할머니가 따뜻한 국과 막걸리 한 사발을 가져다주었다.

    "고맙습니다."

    국물 한 모금을 마시자 차가웠던 몸이 조금씩 따뜻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그러나 마음의 무거움은 여전했다. '어머니는 지금 어떠실까...'

    "나그네, 어디서 오시는 길인가요?"

    수혁의 생각을 깨는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들어보니 검은 갓을 쓴 그 나그네가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도 그의 눈빛이 이상하게 빛나고 있었다.

    "강원도 삼척 근처 작은 마을에서 옵니다."

    "한양으로 가는 길이신가요?"

    수혁은 놀랐다. 그가 어떻게 자신의 목적지를 알았을까?

    "그렇습니다만... 어떻게 아셨습니까?"

    검은 갓을 쓴 나그네가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가 이상하게 오싹했다.

    "짐작했을 뿐입니다. 이 산길은 한양으로 가는 지름길이니까요. 하지만 위험한 길이죠."

    나그네는 자리에서 일어나 수혁의 앞에 앉았다. 이제 그의 얼굴이 더 선명하게 보였다. 창백한 얼굴, 그리고 깊고 검은 눈동자. 나이는 알 수 없었지만, 젊어 보이면서도 동시에 아주 오래된 무언가가 느껴졌다.

    "제 이름은 저승이라고 합니다."

    "저승... 이라고요?"

    "네, 이상한 이름이죠? 어릴 때부터 많은 놀림을 받았습니다."

    그는 웃었지만, 그 웃음은 눈에 닿지 않았다.

    "당신은 보아하니 급한 용무가 있어 보입니다. 무슨 일로 한양으로 가는 길인가요?"

    수혁은 잠시 망설였지만, 이상하게도 이 낯선 이에게 자신의 사정을 말하고 싶었다.

    "어머니가 병석에 누워계십니다. 한양의 명의를 모셔와 어머니를 치료해 드리려 합니다."

    "아, 모친을 위해서군요. 효심이 지극하십니다."

    저승이라 자신을 소개한 나그네는 술잔을 천천히 돌렸다. 그러더니 갑자기 수혁의 눈을 직접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의 어머니, 삼 일 전부터 열이 더 심해지셨지요? 그리고 피를 토하기 시작하셨고..."

    수혁은 깜짝 놀랐다. "어떻게... 어떻게 그것을 아십니까?"

    저승은 미소를 지었다. "나는 많은 것을 압니다. 그리고 당신에게 한 가지 진실을 말해주어야겠군요."

    그는 목소리를 낮추었다.

    "당신의 어머니... 이미 저승길에 한 발을 들이셨습니다. 남은 시간이 얼마 없으십니다."

    수혁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무슨... 무슨 말씀입니까?"

    "나는 단지 진실을 말할 뿐입니다. 한양에 도착하기 전에, 당신의 어머니는 이 세상을 떠날 것입니다."

    3: 저승사자의 첫 번째 수수께끼와 목숨을 건 대결

    수혁은 주먹을 꽉 쥐었다. 분노와 두려움이 그를 덮쳤다.

    "당신이 무엇을 안다고 그런 말을 함부로 합니까? 제 어머니는 절대 돌아가시지 않을 겁니다. 제가 어떻게든 살려 드릴 것입니다!"

    주막 안의 사람들이 잠시 그들을 쳐다보았지만, 곧 자기들 대화로 돌아갔다. 폭풍우 소리가 너무 커서 수혁의 외침은 주막 구석에서만 들렸다.

    저승은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가 짙은 그림자처럼 번졌다.

    "흥미롭군요. 그런 확신이 있으십니까? 저승길은 이미 정해져 있는데..."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당신 대체 누구십니까?"

    저승은 천천히 손을 들어 자신의 검은 갓을 벗었다. 그 순간, 수혁의 눈에 믿기 힘든 광경이 펼쳐졌다. 나그네의 머리 위로 희미한 푸른빛이 어렸고, 그의 눈에서는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빛이 번뜩였다.

    "나는 저승길의 안내자. 세상 사람들은 나를 저승사자라 부르지요."

    수혁은 숨이 멎는 것 같았다. 저승사자... 그는 들어본 적 있었다. 죽음이 가까운 사람들만이 볼 수 있다는 그 존재. 저승사자가 보이면, 죽음이 임박했다는 뜻이라고 했다.

    "그럴 리가 없습니다. 당신이 왜 저승사자입니까? 저는... 저는 죽을 운명이 아닙니다. 제 어머니도 마찬가지고요!"

    저승사자는 조용히 웃었다. "맞습니다. 당신은 죽을 운명이 아닙니다. 아직은요. 하지만 당신의 어머니는 다릅니다. 이미 그녀의 이름이 저승 명부에 올라 있습니다."

    수혁의 몸이 떨렸다. "거짓말입니다. 제 어머니는... 제가 반드시 살려낼 것입니다."

    "인간의 의지로는 바꿀 수 없는 일들이 있습니다. 죽음은 그중 하나지요."

    수혁은 고개를 저었다. 눈물이 그의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제발... 제 어머니를 살려주십시오.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저승사자의 눈에 이상한 빛이 어렸다. "무엇이든... 정말입니까?"

    "네, 무엇이든지요. 제 목숨이라도 바꾸겠습니다."

    저승사자는 생각에 잠긴 듯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말했다.

    "내기를 하지 않겠습니까?"

    "내기라뇨?"

    "그래요. 당신과 나, 내기를 합시다. 내가 세 가지 수수께끼를 낼 테니, 모두 맞히면 당신 어머니의 수명을 10년 연장해 드리지요. 하지만 하나라도 틀리면..."

    "제 목숨을 가져가시겠죠?"

    저승사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인간들은 항상 나와의 내기에서 지기 마련입니다. 그런데도 하시겠습니까?"

    수혁은 잠시 생각했다. 어머니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목숨이라도 내놓을 각오가 되어 있었다. 게다가 그는 어려서부터 총명하다는 소리를 들어왔다. 과거시험을 준비하며 익힌 지식도 많았다.

    "좋습니다. 내기를 받아들이겠습니다."

    저승사자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좋습니다. 그럼 첫 번째 수수께끼입니다."

    그는 목소리를 낮추었다.

    "나는 보이지 않지만 항상 존재하고, 만질 수 없지만 모두가 느끼며, 누구도 피할 수 없지만 누구나 거부하는 것. 나는 무엇인가?"

    수혁은 곰곰이 생각했다. 보이지 않지만 항상 존재하는 것... 만질 수 없지만 모두가 느끼는 것... 누구도 피할 수 없지만 누구나 거부하는 것...

    갑자기 그의 눈이 빛났다. "시간입니다."

    저승사자의 눈이 커졌다. "오호라... 정답입니다. 생각보다 빨리 맞추셨군요."

    "시간은 보이지 않지만 항상 흐르고, 손으로 잡을 수 없지만 모두가 그 흐름을 느끼죠. 그리고 누구도 시간의 흐름을 피할 수 없지만, 모두가 늙어가는 것을 거부하고 싶어 합니다."

    저승사자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첫 번째는 통과입니다. 하지만 다음은 더 어려울 것입니다. 준비되셨습니까?"

    수혁은 굳은 결의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어서 두 번째 수수께끼를 내주십시오."

    4: 두 번째 수수께끼와 청년의 과거 회상

    폭풍우가 더욱 거세게 주막을 때렸다. 마치 하늘도 이 기이한 내기에 주목하는 듯했다. 주막 안의 다른 손님들은 어느새 모두 잠들었고, 주인 할머니마저 아궁이 옆에서 깜빡 졸고 있었다. 오직 저승사자와 수혁만이 깨어 있었다.

    "두 번째 수수께끼를 내겠소."

    저승사자는 창백한 손가락으로 술잔을 천천히 돌리며 말했다.

    "나는 왕도 부자도 가난한 이도 모두 가지고 있지만, 아무도 보지 못하오. 산 자에게는 의미가 없고, 죽은 자에게는 전부이지요. 나는 무엇인가?"

    수혁은 깊이 생각에 잠겼다. 이번 수수께끼는 첫 번째보다 더 어려웠다. 왕도 부자도 가난한 이도 모두 가진 것... 그러나 아무도 보지 못하는 것... 산 자에게는 의미가 없고 죽은 자에게는 전부인 것...

    그의 마음속에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올랐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던 날, 마을의 무당이 했던 말.

    "영혼은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눈으로 볼 수는 없는 것이지요. 살아있을 때는 그저 몸에 깃든 존재일 뿐이지만, 죽으면 그것이 바로 당신의 전부가 됩니다."

    수혁의 눈이 번쩍 뜨였다.

    "영혼입니다. 정답은 영혼이에요."

    저승사자의 눈에 놀라움이 스쳤다. "정확하오. 어떻게 그리 빨리 맞추었소?"

    "어린 시절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마을 무당의 말을 기억했습니다."

    저승사자는 수혁을 진지하게 바라보았다. "흥미롭소. 당신은 평범한 청년이 아닌 듯하오."

    수혁은 잠시 침묵했다. 그의 마음속에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사실... 저는 어릴 때부터 이상한 꿈을 꾸곤 했습니다. 사람들이 언제, 어떻게 죽을지 보이는 꿈이요. 처음에는 그저 악몽이라 생각했지만, 그 꿈들이 하나둘 현실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저승사자의 눈이 빛났다. "과연... 그래서 나를 알아보았군요."

    "네, 처음 당신을 봤을 때 어딘가 낯익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마치 꿈에서 여러 번 만난 사람처럼요."

    "그것은 당신 안에 특별한 능력이 있기 때문이오. 죽음을 볼 수 있는 눈... 보통 인간에게는 없는 능력이지요."

    수혁은 어머니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럼... 어머니의 죽음도 제가 미리 알 수 있었을까요?"

    저승사자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가장 가까운 이의 죽음은 볼 수 없는 법이오. 그것은 자연의 이치지요. 너무 가까운 죽음은 오히려 보이지 않는 것이오."

    수혁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머니만은... 살려내고 싶습니다."

    "세 번째 수수께끼가 남아있소. 준비되었소?"

    수혁은 결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준비됐습니다."

    저승사자는 잠시 그를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사실 마지막 수수께끼를 내기 전에, 당신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있소."

    그는 목소리를 낮추며 계속했다.

    "15년 전, 이 산속에서 한 젊은 선비가 폭풍우에 길을 잃었소. 그는 죽음 직전에 나를 만났지요. 그때 그는 나에게 간절히 빌었소. 자신이 아직 어린 아들과 아내를 두고 떠날 수 없다고..."

    수혁의 눈이 커졌다. "그 선비가... 아버지였습니까?"

    저승사자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소. 그 선비는 당신의 아버지였소. 그리고 그도 나와 내기를 했지요. 하지만 그는 패배했소. 그의 목숨 대신... 15년 후 다른 가족 중 한 명의 목숨을 데려가기로 한 것이오."

    수혁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 목숨이... 어머니의 것이었군요."

    "그렇소. 이제 당신은 이해하시오? 당신 어머니의 죽음은 15년 전 정해진 운명이오. 당신의 아버지가 선택한 대가지요."

    수혁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홀로 자신을 키우신 어머니... 그 모든 고생이 이런 슬픈 운명 때문이었다니.

    5: 마지막 수수께끼와 저승사자의 진짜 의도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수혁의 마음은 혼란스러웠다. 아버지의 선택으로 어머니가 죽어야 한다니... 게다가 자신은 평생 꿈에서 다른 이들의 죽음을 봐왔다. 그런 능력이 어디서 온 것인지 이제야 이해가 되었다.

    "그렇다면 제가 이 내기에서 이긴다 해도, 어머니의 운명을 바꾸는 것이 불가능한 건가요?"

    저승사자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했다. "모든 규칙에는 예외가 있는 법이오. 내 권한으로는 이미 정해진 운명이라도 조금 변경할 수 있소. 하지만..."

    "하지만?"

    "대가는 반드시 치러야 하오. 균형이 깨지면 안 되니까요."

    수혁은 굳은 결심으로 말했다. "좋습니다. 어머니 대신 제 목숨을 가져가셔도 좋습니다. 어서 마지막 수수께끼를 내주십시오."

    저승사자의 눈에 이상한 빛이 어렸다. "당신의 결심이 확고한 것 같군요. 좋습니다. 마지막 수수께끼입니다."

    그는 목소리를 낮추었다.

    "나는 모든 것의 시작이자 끝이오. 생명을 주기도 하고 빼앗기도 하지요. 가장 강한 것도 나 앞에서는 무력하고, 가장 약한 것도 나를 통해 강해지오. 나는 무엇인가?"

    수혁은 깊이 생각에 잠겼다. 이번 수수께끼는 이전보다 더 추상적이었다. 모든 것의 시작이자 끝... 생명을 주고 빼앗는 것... 강한 것을 무력하게 하고 약한 것을 강하게 하는 것...

    그의 마음속에 여러 답이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시간? 운명? 자연? 어느 것도 완벽하게 들어맞지 않았다.

    저승사자는 조용히 그를 지켜보았다. 수혁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혔다. 그때, 창밖으로 번개가 번쩍였고, 그 섬광 속에서 수혁은 어머니의 얼굴을 떠올렸다.

    어머니가 항상 말씀하셨던 것...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은 무엇이 아니라 누구냐를 묻는 것이 중요하단다."

    수혁의 눈이 번쩍 뜨였다. "사랑입니다."

    저승사자의 눈이 커졌다. "무엇이라고 했소?"

    "사랑입니다. 사랑은 모든 것의 시작이자 끝입니다. 생명을 낳게 하기도 하고, 때로는 사랑 때문에 목숨을 바치기도 하죠. 가장 강한 자도 사랑 앞에서는 무릎을 꿇고, 가장 약한 자도 사랑으로 인해 강해집니다."

    주막 안에 깊은 정적이 흘렀다. 저승사자의 얼굴에 처음으로 진정한 미소가 번졌다.

    "정답이오. 당신이 내기에서 이겼소."

    수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약속대로 어머니의 수명을..."

    "그렇게 하겠소. 하지만 그전에 당신에게 진실을 말해야겠소."

    저승사자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모습이 점점 변하기 시작했다. 검은 갓과 도포가 사라지고, 대신 빛나는 관복을 입은 위엄 있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나는 저승사자가 아니오. 저승의 왕, 염라대왕이오."

    수혁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했다.

    "나는 오랫동안 당신을 지켜보고 있었소. 죽음을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당신을... 그리고 오늘 당신의 진정한 마음을 시험하고 싶었소."

    6: 청년의 선택과 운명의 반전

    염라대왕의 모습으로 변한 존재는 수혁의 앞에 서서 계속 말했다.

    "당신의 아버지가 15년 전 나와 한 거래, 그것은 사실이오. 하지만 당신에게 말하지 않은 것이 있소. 당신의 아버지는 자신의 목숨을 연장하는 대신, 자신의 아들이 특별한 능력을 갖게 해달라고 했소. 죽음을 볼 수 있는 능력을..."

    "무슨 말씀이신지..."

    "당신의 아버지는 알았소. 언젠가 자신의 아내에게 닥칠 위험을. 그래서 그는 당신이 그 운명을 바꿀 수 있기를 바랐소. 당신에게 특별한 능력을 주어 어머니를 구할 수 있게 하려 했던 것이오."

    수혁은 믿을 수 없었다. 아버지가 그런 생각을 했다니...

    "하지만 모든 거래에는 대가가 있는 법이오. 당신의 어머니가 위험에 처했을 때, 당신이 그녀를 구할 수 있는 용기와 지혜가 있는지 시험해야 했소. 그것이 바로 오늘 밤의 내기였소."

    "그럼... 어머니는 정말 돌아가실 운명인 건가요?"

    염라대왕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운명은 바뀔 수 있소. 특히 누군가 그것을 바꾸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려 할 때... 당신은 내기에서 이겼소. 어머니의 수명은 연장될 것이오."

    수혁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정말 감사합니다..."

    "하지만," 염라대왕이 손을 들어 말을 이었다. "모든 일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이오. 당신이 치러야 할 대가가 있소."

    수혁은 굳게 다짐했다. "무엇이든 치르겠습니다. 제 목숨이라도..."

    "아니오, 목숨이 아니라 당신의 능력이오. 죽음을 볼 수 있는 그 특별한 능력을 포기해야 하오."

    수혁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어린 시절부터 그를 괴롭혀온 악몽 같은 능력... 사람들의 죽음을 미리 보는 저주 같은 능력... 하지만 그것은 또한 특별한 것이기도 했다.

    "그 능력을 포기하면, 어머니는 확실히 살아계실 수 있는 건가요?"

    "그렇소. 당신의 어머니는 10년의 수명을 더 얻을 것이오. 하지만 당신은 다시는 죽음을 예견할 수 없을 것이오."

    수혁은 주저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저는 그 능력을 포기하겠습니다."

    염라대왕의 눈에 만족스러운 빛이 어렸다. "현명한 선택이오. 하지만 한 가지 더 묻겠소. 왜 그렇게 쉽게 포기하는 것이오? 그 능력은 당신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인데..."

    수혁은 미소 지었다. "그 능력이 저를 특별하게 만든다면, 그것은 제가 다른 이들을 도울 수 있을 때뿐입니다. 어머니를 구할 수 있다면, 저는 기꺼이 평범한 사람이 되겠습니다."

    염라대왕은 깊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은 정말 특별한 사람이오. 좋소, 약속대로 당신의 어머니에게 10년의 수명을 더해주겠소. 그리고 당신의 능력은 가져가겠소."

    그는 손을 뻗어 수혁의 이마에 가볍게 손을 대었다. 순간, 수혁의 머리 속에서 무언가가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동안 그를 괴롭혔던 어두운 꿈들, 죽음의 환영들이 모두 사라지는 듯했다.

    "이제 당신은 평범한 인간이오. 하지만 평범함 속에서도 당신만의 특별함을 잃지 않길 바라오."

    염라대왕의 모습이 점점 흐려지기 시작했다. "가시오, 수혁. 당신의 어머니가 기다리고 있소. 그리고 잊지 마시오. 가장 강한 힘은 사랑이라는 것을..."

    염라대왕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고, 수혁은 주막 안에 홀로 남겨졌다. 밖으로 나가보니 폭풍우는 이미 그쳤고, 새벽빛이 동쪽 하늘을 물들이고 있었다.

    수혁은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마음이 이상하게 가벼워졌다. 그가 처음으로 죽음의 그림자 없이 세상을 바라볼 수 있었다.

    사흘 후, 그가 집에 도착했을 때, 놀랍게도 어머니는 침상에서 일어나 앉아 있었다. 얼굴에는 건강한 혈색이 돌아왔고, 기침도 멈춘 상태였다.

    "수혁아, 어디 갔다 왔니? 갑자기 병이 나아서 걱정했단다."

    수혁은 어머니를 꼭 안았다. 눈물이 그의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어머니, 제가 돌아왔습니다. 이제 모든 게 괜찮을 거예요."

    창밖으로 아름다운 무지개가 떠올랐다. 수혁은 알았다. 그것이 염라대왕의 마지막 인사임을.

    유튜브 엔딩멘트

    여러분은 지금 조선시대에 전해지는 신비로운 이야기, '저승사자와 목숨을 건 내기'의 전설을 들으셨습니다. 죽음과 삶, 사랑과 희생, 그리고 운명의 신비로운 힘에 관한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남깁니다.

    이 전설은 평안도와 강원도 지역에서 다양한 형태로 전해져 내려오는데, 어떤 버전에서는 청년이 저승사자가 되어 다른 이들의 운명을 돕는다는 결말도 있습니다. 또 다른 버전에서는 청년이 자신의 능력을 포기하는 대신 '꿈을 해석하는 능력'을 얻게 된다는 이야기도 있죠.

    이 이야기의 가장 큰 교훈은 무엇일까요?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지만, 그 능력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또한 사랑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그리고 때로는 포기하는 것이 얻는 것보다 더 큰 가치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삶에도 중요한 선택의 순간이 있을 것입니다. 그때 이 청년처럼 지혜롭고 용기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조선시대의 더 많은 신비로운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의 하루가 아름다운 이야기로 가득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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